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기를 많이 설치하는 것만으로 에너지 전환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날씨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지는 전기를 필요한 지역으로 보내고 저장하며, 수요 변화에 맞춰 안정적으로 공급할 전력망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 중국과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발전설비 확대를 넘어 전력망 개편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에너지국은 최근 ‘신형 전력시스템 건설 제15차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되는 이 계획은 친환경·저탄소 전력 공급체계를 구축하면서 전국 전력망의 상호지원 능력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초고압 송전망과 지역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 양수발전, 스마트그리드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풍력 설비를 갖췄지만, 발전 자원과 전력 소비지역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대규모 태양광과 풍력단지는 서부와 북부에 집중돼 있는 반면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 도시와 대도시는 동부 연안에 몰려 있다. 전력망이 부족하면 생산된 친환경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버리는 출력제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중국은 서부의 전력을 동부로 보내는 장거리 송전망을 확충하는 한편, 지역 안에서 생산과 소비가 함께 이뤄지는 분산형 전력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대형 기지와 분산형 발전, 육상과 해상 풍력을 동시에 추진하고, 데이터센터와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전력 수요를 조절하는 자원으로 활용하려 한다. 발전소 중심의 전력망을 데이터와 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도 2026년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통해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8월에는 전기사업법과 재생에너지 관련 법률 등 7개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햇빛소득마을을 비롯한 공익적 재생에너지 사업이 전력계통에 우선 접속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한국의 가장 큰 과제 역시 전력망이다.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호남과 제주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과 산업지역으로 충분히 보내지 못하는 계통 제약이 반복되고 있다. 송전선로 건설은 지역주민의 반대와 인허가 지연으로 장기간이 걸린다. 발전설비 보급 속도에 비해 전력망 투자가 늦어지면 새 태양광과 풍력 사업이 접속을 기다리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
한중 양국은 모두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보강을 추진하지만 조건과 방식은 다르다. 중국은 광대한 국토를 바탕으로 중앙정부가 대규모 발전기지와 초고압 송전망을 동시에 건설한다. 한국은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 대형 송전선로를 새로 놓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분산형 전원, 지역 내 소비, 에너지저장장치와 지능형 수요관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전력망은 중요하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배터리 공장은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에서 사용되는 전기의 탄소배출량을 따지고 있다. 전기가 부족하거나 친환경 전력 조달이 어렵다면 첨단산업 투자 유치에도 불리해질 수 있다. 전력망은 더 이상 전력회사의 설비가 아니라 국가 산업정책의 핵심 기반시설이다.
한국은 송전망 확충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산업단지 지붕 태양광, 영농형 태양광, 해상풍력과 지역별 저장장치를 확대하고, 전기차 배터리와 건물의 냉난방 설비가 전력 수급에 참여하도록 시장을 설계해야 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지역 기업과 주민이 우선 사용하고 이익을 공유할 수 있어야 주민 수용성도 높아진다.
중국의 계획은 재생에너지 시대의 경쟁력이 발전설비의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발전·송전·저장·소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국가가 더 값싸고 안정적인 친환경 전기를 산업에 공급할 수 있다. 한국의 에너지 대전환도 이제 목표 용량 발표를 넘어 계통 접속 대기시간, 저장 능력, 지역 이익공유와 전력시장 개혁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참고자료
-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신형 전력시스템 건설 15·5 계획
-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재생에너지 발전 15·5 계획 해설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재생에너지 관련 7개 법안 통과
可再生能源竞争,最后要看电网
中国“十五五”新型电力系统与韩国能源转型的关键选择
只安装更多太阳能电池板和风力发电机,并不能完成能源转型。太阳能和风能会受到天气影响,因此需要建设能够输送、储存和稳定供应电力的电网。中国和韩国的可再生能源政策,正在从增加发电设备转向改造整个电力系统。
中国国家发展改革委和国家能源局最近发布《新型电力系统建设“十五五”规划》。规划适用于2026年至2030年,重点是在建设绿色低碳电力供应体系的同时,提高全国电网的互相支援能力和安全水平。特高压输电网、地方配电网、储能设备、抽水蓄能和智能电网将被连接成一个完整系统。
中国拥有世界最大规模的太阳能和风能设备,但能源资源和用电地区距离很远。大型太阳能和风电基地主要位于西部、北部,而用电量大的制造业城市和大城市集中在东部沿海。如果电网建设不足,已经生产的绿色电力就可能无法使用,出现限制发电的问题。
因此,中国一方面扩建把西部电力送到东部的长距离输电线路,另一方面也加强在一个地区内完成生产和消费的分布式电力体系。中国希望同时发展大型能源基地、分布式发电、陆上和海上风电,并利用数据中心和电动汽车充电设施调节电力需求。
韩国也在2026年公布能源转型计划,提出提前实现2030年可再生能源装机100GW的目标,把可再生能源发电比例提高到20%以上。今年8月,韩国国会还通过了《电力事业法》和可再生能源相关法律等七项修正案,为具有公共利益的可再生能源项目优先接入电网提供了法律依据。
韩国面临的最大问题同样是电网。在湖南地区和济州岛生产的可再生电力,不能充分输送到首都圈和工业地区。新建输电线路经常遇到居民反对和审批时间过长等问题。如果电网投资速度低于太阳能和风电建设速度,等待接入电网的项目将会越来越多。
中韩两国都在扩大可再生能源和加强电网,但是两国的条件不同。中国国土面积大,可以由中央政府同时建设大型发电基地和特高压输电网。韩国国土面积小、人口密度高,新建大型输电线路更加困难。因此,韩国需要更积极地发展分布式能源、地区内消费、储能设备和智能需求管理。
电网也直接影响产业竞争力。人工智能数据中心、半导体工厂和电池工厂都需要大量而稳定的电力。全球企业还会检查供应链使用的电力是否清洁。如果电力不足,或者企业难以购买绿色电力,韩国吸引尖端产业投资的能力也会下降。电网已经不只是电力公司的设施,而是国家产业政策的重要基础。
韩国不能只依靠建设更多输电线路。韩国还应扩大工业园区屋顶太阳能、农业型太阳能、海上风电和地区储能设备,让电动汽车电池与建筑设备也能参加电力供需调节。地区生产的电力应当优先让当地企业和居民使用,并让居民分享经济收益。
中国的新规划说明,可再生能源时代的竞争力不能只看发电设备数量。能够统一管理发电、输电、储能和消费的国家,才能向产业提供更加便宜、稳定的绿色电力。韩国的能源转型也不能只公布装机容量目标,还要用电网接入时间、储能能力、地区利益共享和电力市场改革等具体成果进行评价。










